102. <사물놀이>                                     
  


꽹과리·징·장구·북 등의 네 가지 악기로 연주하는 음악으로, 그 가락은 풍물놀이 가락에서 취한 것을 토대로 긴장과 이완의 원리에 맞게 재구성하여 발전시킨 것이며 '사물놀이'라는 이름은 민속학자인 심우성에 의해 붙여진 이름이다.

본래 불교적 용어로서 사물은 법고(法鼓), 운판(雲版), 목어(木魚), 대종(大鐘)의 네 가지 연장을 가리키는데, 사물놀이에서는 이 용어를 빌려와 우주의 질서를 구현하는 네 가지 연장으로 악기소리를 형상화시키고 있다. 꽹과리와 장구는 리듬을 잘게 가르는 악기로 꽹과리는 리듬을 주도하면서 천둥․번개에 비유되고, 장고는 비에 비유된다. 또한 꽹과리와 장구의 원 박을 도와주는 징과 북은 바람과 구름에 비유되기도 한다.

1978년 2월 소극장 공간사랑에서 김용배, 김덕수, 최태현, 이종대에 의해 '웃다리풍물'이 발표되고 1979년 부터 김용배, 김덕수, 이광수, 최종실에 의해 다양한 가락이 연주되기 시작한 이후 여러 놀이패들이 생겨서 지금은 사물놀이 연주가 매우 활성화되어 있으며 일반인들도 많이 연주하고 있다. 일반적인 사물놀이 연주 외에도 무용반주·국악 관현악과의 협연·서양 오케스트라와의 협연 등 다양한 형태로 연주하고 있으며 해외 연주에서도 각광을 받고 있다. 현재 많이 연주되고 있는 곡으로는 호남우도농악·짝두름·웃다리풍물·설장구놀이·비나리·영남농악 등이 있다.

호남우도농악은 원래 호남우도농악의 판굿 가락을 편곡한 것이고 짝두름은 호남좌도농악을 편곡한 것으로서 상쇠와 부쇠가 쇠가락(꽹과리 가락)을 서로 주고받으며 연주하는 것이다. 그리고 웃다리풍물은 경기도의 농악 가락을 중심으로 새로 짠 것이고, 설장구 놀이는 농악에서 장구잽이 혼자서 연주하던 가락을 편곡한 것으로서 네 사람이 모두 장구를 연주한다. 그리고 비나리는 걸립패들이 부르던 고사선염불·덕담·뒷염불 등의 사설을 읊으면서 사물패와 함께 연주하는 것이며 영남농악은 영남지방의 농악 장단을 토대로 재구성한 가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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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천 음반 :
  국악 제12집 사물놀이 창단 10주년 기념음반 <사물놀이>

오늘날 국악 하면 많은 이들이 가장 먼저 떠올리는 대표적인 음악은 아마도 사물놀이가 아닌가 싶다. 최근 몇 십년 동안 국내외 공연장에서 사물놀이 만큼 갈채를 받은 국악 장르는 드물고 그에 따라 방송 매체에서 사물놀이는 단골 메뉴였고 사물놀이 음반 또한 여타 국악에 비해 압도적인 베스트셀러였다. 국악 음반이 극히 드물게 제작되었던 1980년대에도 사물놀이 음반만은 꾸준히 발매되었다.

1978년 첫선을 보인 사물놀이가 짧은 기간 동안 이만한 성과를 거두었다는 것은 국악 역사 전체를 놓고 보더라도 전무한 신기록이라 할 수 있다. 전세계를 통틀어도 ‘월드 뮤직’으로서 사물놀이 만큼 단기간 내에 선풍을 일으킨 음악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물놀이를 탄생시킨 김용배, 김덕수(金德洙), 이광수(李光壽), 최종실(崔鍾實) 이 네 사람 공히 열성적인 학습과 창작력을 보여 주었고 많은 결실을 이루어냈다. 그들 모두 유년기부터 수 십년 외길을 걸었고 일찍이 젊은 나이에 큰 일을 해낸 것이다. 이 모두가 뿌리깊은 우리네 전통문화의 질긴 생명력의 결과라 하겠다.

그런데 사물놀이가 세계적으로 큰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요인 가운데 하나는 무엇보다 사물놀이를 처음 연주한 김용배, 김덕수, 이광수, 최종실의 개인기가 모두 뛰어났다는 점이다.

그 사물놀이 탄생의 주역 가운데 김용배를 제외한 나머지 김덕수(장고), 이광수(꽹과리), 최종실(북), 그리고 강민석(징)이 새로이 합류하여 낸 녹음집이 바로 이 음반이다.

이 음반에서 연주를 주도하는 대표격인 김덕수는 1952년 9월 23일에 충남 대전에서 태어나 서울국악예술고등학교를 나왔다. 일찍이 남사당의 단원으로 조치원 난장에서 초연 후 양도일, 남운용, 송순갑 등에게 남사당놀이 사사 및 전국 순회공연을 하였다.
최종실은 1953년 경남 삼천포 출신으로 최재명, 황일백, 문백윤에게 상쇠, 상모를 사사했고 이광수는 1952년 충남 예산 태생으로 남운용, 최성구에게 풍물을 익혔으며 강민석은 1959년 전북 전주에서 태어나 신기남, 김병섭에게 여러 풍물 기예를 배웠다.
본 음반은 비나리의 거장 이광수의 <비나리>, 삼도의 설장고가락을 골고루 맛볼 수 있는 <삼도 설장고가락>, 최종실 고향의 가락 <영남 농악가락>과 김덕수, 이광수의 고향 풍물 <중부 농악가락> 등 사물놀이의 진수를 만끽할 수 있는 명반으로 평가받아 왔다.

음질도 좋고 사물놀이라는 장르의 전성기 녹음집이라는 면에서 기념비적인 음반이다. (2004.11.30)

* 이 음반 지금도 구할 수 있습니다.(2012.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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