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길군악>                                        
  


취타(吹打)는 이름 그대로 불(吹)고 치(打)는 형태의 음악으로 왕의 행차나 군대의 행군에 쓰였던 음악이다. 관악기(취악기:吹)와 타악기(打)가 중심이 되는 음악이며, 행악과 관련된 모든 음악을 포함하는 개념이면서 한 악곡의 명칭이기도 하다.

현재 연주되는 취타와 관련된 음악은 크게 타악기와 무율취악기(나발․나각)로 구성된 취고수 전통의 대취타가 있고 피리․해금․북․장고 등으로 편성된 세악수 전통과 관련되는 취타․ 길군악․ 길타령 등이 있다.

길군악은 일명 절화(折花)라고도 하며, 그 명칭으로 보아 지난날에는 행악의 일종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삼현육각 편성으로 관악 합주 취타에 이어서 연주하는 것이 일반적인 연주방식이다. 4장으로 되어 있고 제1장부터 돌장까지는 8박 한 장단으로 연주하며, 제4장은 4박 한 장단으로 연주한다. 돌장은 필요에 따라 반복 연주를 하고, 제4장에서 조바꿈되어 길타령으로 넘어간다. 향피리는 한 구멍 치켜 잡는 주법을 사용하기 때문에 소리가 크고 경쾌한 느낌을 주는 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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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천 음반 :
  박혜진의 해금정악 <별곡.취타계주>

국악을 즐기다보면 나중에 만나는 정악이 영산회상이다. 영산회상을 만나면 그 형식의 다양함과 그 곡명의 변화무상함에 지친다. 이 음반에는 ‘별곡’과 ‘취타계주’가 실려 있다. 평상적인 영산회상을 조금 달리 연주하는 별스러운 곡을 ‘별곡’이라 하였다. ‘정상지곡’이라고도 하며 ‘반바닥 가즌회상’이라고도 부른다. 이 음반에는 ‘웃도드리’로 시작하여 ‘천년만세’까지 연주한다. ‘취타’는 불어서 소리내고 쳐서 소리내는 음악으로 궁중음악 중 군례악에 속한다. 취타에 이어 길군악-길타령-별우조타령-군악을 연주하는 것을 ‘취타계주’라 한다.

‘별곡’은 장구 반주의 해금, 가야금 2중주이고, ‘취타계주’는 장구 반주의 해금 독주곡이다. 해설서의 곡 설명을 빌리며, “높은 음역으로 연주되는 ‘웃도드리’의 경쾌하고 흥겨운 느낌으로 시작된다. ‘돌장’ 부분에서는 속도가 다소 느려지며 ‘상현도드리’로 연결된다. 그리고 ‘하현도드리’에서 다시 속도가 느려지면서 음역도 낮아져 차분해진다. 이후 속도가 차츰 다시 빨라지고 음역도 높아져서 곡 후반으로 갈수록 악곡에 긴장감을 더하며 몰아간다. ‘계면가락도드리’에서 잠시 여유를 찾은 뒤 ‘양청도드리’에서 빠르게 몰아치다가 7장 이후 마지막 악곡이 ‘우조가락도드리’에서 약간 느려지며 끝나게 된다. ‘취타계주’는 뒷곡으로 갈수록 시대적으로 비교적 근세에 가까운 음악임이 틀림없다.”

해금 연주자 박혜진은 이화여대 한국음악과,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현재 박사과정 수료 중이다. 중요무형문화재 제1호 종묘제례악 전수자로 해금실내악단 이현의 사랑 동인이다. 연주자의 첫 독집음반이다.

‘별곡’과 ‘취타계주’ 가락의 흐름을 해금 연주로 뚜렷이 들을 수 있어 좋다.(2012.2월. 라뮤지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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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의 소리 시리즈 2 <악기로 푸는 한과 사랑>(신나라:NSC-058)(관련곡이 수록된 음반)


길군악은 길에서 움직이는 모든 형태의 음악을 상징하고 있다. 마을의 잔치를 알리는 길거리 행사는 매우 중요하다. 모든 길이 춤의 길이요 잔치의 즐거움을 암시한다. 움직이는 모든 길 위에서 행하여진 이 길군악은 행진곡풍의 박진감나는 가락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음반에 실린 길군악은 꽹과리의 명수인 이광수가 이끄는 사물놀이가 연주하는 웃다리 풍물의 길군악이다. 그리고 이 음반에는 여러 장르의 음악을 발췌하여 실어 놓았다. 가야금산조도 있고, 아쟁 살풀이도 있고, 시나위 등도 들어 있다.

필자가 운영하고 있는 www.gugakcd.pe.kr 의 검색에서 '곡목 및 연주자'를 선택한 후 '길군악'를 검색하세요. 가야금, 해금, 피리, 창작곡인 길군악 등 여러 형태로 연주되는 길군악을 만날 수 있다.(2004.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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