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 <향제줄풍류>                                  
  


풍류란 8∼15개의 곡이 연이어 짜여있는 영산회상(靈山會上)을 연주하는 것으로, 풍류라는 이름은 옛날 각 지방의 풍류객들이 영산회상을 연주한 곳인 풍류방에서 비롯되었다. 풍류는 현악기를 중심으로 하여 실내에서 연주하는 줄풍류와 관악기를 중심으로 하여 실외에서 연주하는 대풍류로 나뉘고 줄풍류는 주로 방안에서 연주하는 조용한 음악으로 발전하여 서울과 지방에서 전승되어 왔는데, 서울에서 전승되는 경제줄풍류와 구별하기 위해 지방의 줄풍류를 향제줄풍류라 한다.

풍류방에 모이는 사람들을 율객(律客)이라고 하는데, 이들은 며칠을 한 번씩 정기적으로 모여 풍류음악을 즐기고, 서로 친목을 도모하기도 하였으며, 계조직을 만들어 풍류방을 운영하였다.

줄풍류의 음악은 다스름·상영산·중영산·세영산·가락더리·삼현도드리·잔도드리·하현도드리·염불·타령·군악·계면가락도드리·양청도드리·우조가락도드리·굿거리의 15개 악곡으로 구성되어 있다. 악기는 거문고·가야금·양금과 같은 현악기와 세피리·대금·해금·단소와 같은 관악기, 그리고 장고와 같은 타악기를 사용한다.

향제줄풍류는 경제줄풍류와 선율이 다소 다르고, 동일 곡 일지라도 장수와 장단수에서도 차이를 보인다. 또한 경제줄풍류의 가락은 좀 뻣뻣한 느낌이 있지만 향제줄풍류의 가락은 농현이 더 굵고 흥겹다.

향제줄풍류는 지방에 따라 영제풍류·완제풍류·내포제풍류 등으로 나뉘어 약간씩 음악적 특성을 달리하였으나, 현재 다른 고장은 전승이 끊어졌고 이리향제줄풍류와 구례향제줄풍류만이 전승되고 있다.

※ 영산회상은 불교의 성악곡이 기악화한 곡으로 하나로 완결된 긴 곡이 아니라 여덟 또는 아홉 곡의 작은 곡들이 모음곡처럼 연결되어 하나의 완성된 곡을 이루는데, 작은 곡들은 생성시기가 각기 달라서 속도나 리듬구조가 다르며, 서로 변주․변화 관계에 있는 것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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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천 음반 :
  최문진 가야금 정악 III <이리 향제 줄풍류>

우리나라에는 풍류라는 말이 있다. 풍류를 즐기는 사람을 풍류객이라 하고, 주로 양반계층의 사대부들로 이들이 모이는 방을 풍류방이라고 불렀다. 여기서 시도 짓고, 시조도 부르고 연주도 하였다. 여기서 연주하였던 영산회상을 풍류라 하여, 궁중 악사들에의해 전해오는 경제풍류에 대비해 향제풍류(향제대풍류와 향제줄풍류가 있다)라고 칭하였다. 예전에는 정읍, 이리, 광주, 구례, 목표, 부산, 경주, 대구, 대전 등 전국 각지에서 연주되었으나, 현재는 이리향제줄풍류와 구례향제줄풍류 외에는 전승이 끊어진 상태이다. 전통음악 중에서 사라지고 있는 음악이 향제풍류 음악이다.

문화재관리국의 지원으로 1994년에 이리향제줄풍류 음반이,1996년에 구례향제줄풍류 음반이 출반되었으나, 비매품으로 구할 수 없다.

줄풍류는 가야금, 거문고, 대금, 세피리, 해금, 장고로 편성된 연주로 들어야 하는데, 현재 구할 수 있는 음반은 영남대학교 음악대학 최문진 교수가 장구 반주의 가야금으로 연주하는 이리향제줄풍류 음반 뿐이다. 최문진 교수는 중요무형문화재 제83호 향제 줄풍류 예능보유자인 가야금 연주자 강낙승 명인으로부터 가야금 가락을 배웠다. 이리향제줄풍류는 본풍류에 다스름부터 군악까지 11곡, 뒷풍류에 계면환입, 양창환입, 우조환입과 마지막으로 풍류 굿거리 4곡을 더하여 모두 15곡으로 구성되어 있다.

신디사이저의 빈틈없이 연결되는 음악에 비해, 커다란 여백을 가진 풍류의 음악에서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면, 진정한 풍류객이 되는 것이다.(2004.11.30)

* 이 음반 아직도 www.gugakcd.com 에서 구할 수 있습니다.(2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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