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래 자료는 해설서 내용(영어 해설은 제외)으로 국립문화재연구소 예능민속연구실 서승우 학예연구사께서 보내주었습니다. 감사합니다.
1. 홍원기의 생애와 음악활동
洪元基는 이왕직 아악부(1915∼1946)의 아악생 출신으로서 가야금을 전공한 正樂가야금의 대가였다. 뿐만 아니라 천부적으로 타고난 미성에 노래에도 관심이 많아서 歌曲, 歌詞, 時調를 배워서 1975년에 歌曲 예능보유자로 지정 받은 기악과 성악에 두루 능통한 예술가였다.
홍원기는 1922년 2월 10일 서울 삼청동에서 부친 洪性禹와 모친 金壽昌의 사이에 5男 1女 중에서 3男으로 태어났다. 청운보통학교를 졸업하고 1936년에 이왕직 아악부 아악사 양성소 제5기생으로 입소하여 본격적으로 음악공부를 하게 된다. 그 당시 아악사 양성소에서는 처음 2년간 중등과정의 소양과 문묘와 종묘제례악에 쓰이는 여러 가지 악기와 구음 등을 익히는 기본과정이 있었는데 홍원기도 이 과정을 끝낸 후에 3학년이 되면서부터 가야금과 노래를 전공으로 택하였다. 가야금은 김영윤 선생으로부터 배우고, 노래는 이병성, 이주환 두 선생으로부터 배우게 된다. 그 당시 노래로 가장 명성이 높았던 하규일 선생은 홍원기가 3학년 되던 해에 작고하시어 직접 노래를 배울 기회를 갖지 못했다고 한다. 홍원기는 이병성, 이주환 외에도 고종 때 歌舞別監을 지낸 누상동의 최상욱에게서도 가곡과 시조를 배웠다고 한다.
홍원기는 가야금과 노래를 전공하면서 가야금보다는 가곡 부문의 예능보유자로 지정을 받는 등 노래 쪽에 더 명성을 떨쳤지만 본고에서는 그의 가야금 전공자로서의 활동과 그 음악에 대해서 살펴 보고자한다.
홍원기는 이왕직 아악부의 아악사 양성소에서 5년 과정의 음악수업을 마치고 졸업하여 1941년에 의무직인 아악부의 아악수로 취임하게 된다. 몇 년이 지나서 해방을 맞게 되고 해방직후 1946년에는 문교부에서 실시한 제1회 전국 음악경연대회에 출연하여 가야금에서 1등과 시조부문에서 2등으로 입상한다. 그 당시 1946년부터 이왕직 아악부가 구황궁 아악부로 명칭이 바뀌어 오다가 한국전쟁 후 1951년에 국립국악원으로 설립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홍원기도 부산 피난지에서 1951년 국립국악원 예술사로 취임하여 1년여간 근무하고 국립국악원을 떠나게 된다. 홍원기는 국립국악원을 나와서 연주활동 보다는 주로 교육활동을 하게 되는데 진주여중과 서울사범학교에서 국어 강사를 역임하기도 하였다. 1960년부터는 국악예술학교의 교사로 취임하여 음악교육을 시작하게 된다. 그의 본격적인 가야금 교육은 서울대학교 음악대학 국악과 강사로부터 시작되었다고 말 할 수 있겠다. 1959년 서울대학교 음악대학에 국악과가 창설되어 가야금 강사로 황병기, 한말숙, 유영수(이왕직 아악부 6기생)가 있었고 그 다음으로 홍원기는 1961년에 국악과의 가야금 강사로 초빙되어 9년간 본격적인 가야금 교육을 실시하게 된다. 홍원기는 가야금 전공 학생들에게 주로 正樂을 가르쳤다. 1960년에 입학한 筆者는 황병기 선생과 유영수 선생으로부터 正樂가야금 지도를 받았었고 홍원기 선생으로부터는 대학 재학당시에는 가르침을 받지 못하고 졸업 후에 개인적으로 홍선생댁에 가서 정악 가야금 전반을 배웠다.
홍원기 선생의 정악 가야금 수법은 특히 오른손 彈法이 탁월하여 그 聲音이 참으로 맑고 영롱하며 공력이 있는 꽉 들어찬 야무진 소리였다. 그의 오른손 수법이 특이하여 성음이 맑고 아름다운 것은 현을 눌러서 發絃하지 않고 순발력으로 줄을 톡톡 치듯이 發絃하기 때문인 것으로 생각된다.
홍원기의 정악 가야금 왼손 弄絃法은 소리의 餘音을 다루는데 있어서 실제 소리보다는 수법의 모양에 더 신경을 써서 가르쳤던 것으로 기억된다. 例를 들면 退聲을 하거나 轉聲을 하는데 있어서 拍의 時價에 맞는 실제 성음을 철저하게 표현하기를 강조하기보다는 손 모양을 예쁘게 갖기를 강조하였던 것으로 생각된다. 그리고 하행선율 진행에서 왼손을 마치 한복 소매의 둥그런 곡선과 같이 '화'하면서 부드럽게 넘어 가기를 강조하며 여러 번 반복하여 타보이 던 모습도 연상된다. 김인제가 채보한 『男唱歌曲 伽倻琴譜(全)』에도 이와 같은 "한복 소매 배래기와 같이 부드러운 곡선으로 '휘듯이' 움직인다."는 뜻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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