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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계의 기인' 이삼 스님 첫 음반
'대금의 달인' 이삼(二三ㆍ56) 스님은 한 팔을 쓰지 못한다. 1989년 여름 교통사고를 당해 신경이 마비됐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두 팔을 모두 써야 하는 대금은 어떻게 연주할 수 있는 것일까. 비밀은 바로 대금 속에 있다.
스님은 수많은 시간과 시행착오를 거친 끝에 한 손으로 불 수 있는 '여음적(餘音笛)'이라는 대금을 만들어낸 것. 스님의 음악에 대한 열정을 단적으로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대금 독주 음반 '여음적대금정악'(신나라)에는 스님의 30년 대금 사랑이 오롯이 담겨 있다. 단소를 불다가 1978년 독학으로 대금을 시작한 스님은 1980년부터 15년 동안 인간문화재인 녹성 김성진 선생을 사사했다.
녹성 선생을 고문으로 모시고 영산악회를 창설해 학생들을 규합해 풍류방을 운영하기도 했고, 1983년부터 3년 간은 삼양동에서 원로 연주자들과 영산회상의 풍류를 하기도 했다.
1985년 국립국악원 주최 국악경연대회에서 금상 입상한 스님은 사고 이후 세상에서 하나뿐인 대금을 가지고 대구문예회관 대금독주회, 양평 토마토밸리 야생화축제 초청공연, 도솔산 선운사 산사음악회 초청공연 등 전국 각지를 돌며 독창적인 대금 연주를 선보였다.
교통사고 말고도 스님의 인생은 파란만장했다. 1969년 20세의 나이에 출가한 스님은 음악을 너무 좋아했던 탓에 행자 시절 목탁을 만들어 도반들과 유행가를 부르며 놀다가 주지 스님한테 혼쭐나기도 했고, 해인사 승가대에서 공부할 때는 돈이 없어 스스로 책을 만들어 보기도 했다.
현재는 서울 삼성동 봉은사에서 머물며 대금, 장구, 거문고 등을 직접 제작하고 있는 스님은 5월께 녹성 선생의 서거 10주기를 기념하는 악보 '대금 정악곡집'도 펴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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