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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반명[부제포함] 한일몽의 협연 <미명> Twilight
음반 번호 SCO-154LSK , CD 1 매
제작 / 기획사 삼성뮤직
발매 연도 1998
구 분 준국악반
분 류 창작기타
업데이트 일시 1998-02-XX
비 고



 
한일몽의 협연 <미명> Twilight

1. 환제의 마(丸蹄의 馬) (03:03)
2. 멸치잡이 (05:02)
3. 폭풍의 소리 (09:38)
4. 미지의 세계여행(씻김굿) (05:29)
5. 현(弦) (08:00)
6. 대풍류 (04:36)
7. 현(弦) (06:41)
8. Wild horse running free (02:18)
9. 현(弦) (10:28)
10. 야~호 (02:21)
* 총 58:24

* Sawai Kazue(17현,34현 고또) * 김용택:징,장구 * 홍옥미:해금
* 김명대(장구,꽹과리) * Chinggalt:마두금 * Udbal:소리

 
-사운드 스페이스 홈(www.soundspace.co.kr)에서 퍼옴-

한국,일본,몽고 아시아 세나라의 전통악기가 한데 모여 새로운 음악을 창조 해낸 것. 자유롭고 원초적이며 다양한 음의 시계를 선보인 음악이다.

 
-사운드 스페이스 홈(www.soundspace.co.kr)에서 퍼옴-

<아시아의 즉흥음악-매력과 가능성>

손자가 할머니에게 조른다.
"할무이, 옛날 얘기 하나 해줘"
"전에 해 주었잖아!, 이젠 다 들려줘서 할게 없는데?"
"그럼 콩쥐팥쥐 얘기 해줘"
"지난번에 했었는데---?"
"그래도 또 해줘"
이 아이는 할머니에게 먼저 들은 이야기지만, 또 다시 들려달라고 조른다. 뻔히 다 아는 이야기지만, 다시 조른다.


왜 그럴까?

할머니의 콩쥐팥쥐 이야기는 같은 내용이라도 할 때마다 이야기가 달라진다. 한 번은 "콩쥐가 얼마나 착한가?"하는데 초점을 맞추어 이야기하고, 다음에는 "팥쥐가 얼마나 못 생겼는가?"를 강조하여 이야기한다. 다음에는 "콩쥐 새 엄마가 얼마나 심술궂은가? 를 세밀히 묘사하여 이야기한다. 이렇게 할머니 이야기는 몇 번을 들어도 같은 이야기가 아니다. 계속해서 새로운 이야기가 쏟아져 나온다.

음악에서 이와 같은 할머니 이야기처럼 무궁무진하게 바뀔 수 있는 것이 있다. 바로 "즉흥음악"이다.

음악을 보존하는 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기호로 적어두는 방법이고, 다른 방법은 음악을 마음 속에 담아두는 방법이다. 마음속에 담아 둔 음악은 길게 하고 싶으면, 길게 노래하고, 시간이 없으면 빨리 끝낼 수 있다. 청중이 예상외로 좋은 반응을 보이면, 예상에 없던 소리를 더 집어넣을 수도 있다. 이것이 즉흥음악(improvisation)이다.

즉흥음악이라고 해서, 그야말로 준비 없이 아무렇게나 하는 게 아니다. 연주자는 즉흥연주를 위해서 평소에 뼈를 깍는 연습을 해 둬야 한다. 그리고 일정한 수준에 이르렀다고 방심해서는 안 된다. 손이 굳어 버리거나 신명(神明) 사그라지지 않도록 늘 연습을 계속해야 한다. 잠시만 게으름을 부리면, 여지없이 소식이 온다. 그래서 즉흥연주를 하는 사람은 마치 신들린 무당이 작두를 타는 기분으로 하루 하루를 긴장하며 살아야 한다. 더구나 음악가를 곤혹스럽게 하는 것은, 즉흥연주란 늘 위험성이 따른다. 만족한 연주를 하기가 무척 어렵다 만족한 연주의 조건은 연주자에게만 한정된 것이 아니어서, 더욱 괴롭다. 함께 연주하는 동료 연주자, 또는 반주자도 함께 신명이 올라야 한다. 더욱 난감하게 하는 것은 청중과도 호흡이 잘 맞아야 한다. 그리고 청중이 음악을 잘 이해하는 '귀명창'이 많을수록 연주자는 두려우면서도 신이 나고, 음악이 성공했을 때는 더 높은 성취감을 만끽할 수 있다.

판소리나 사물놀이 같은 음악은 악보를 보고 가르치거나 배우지 않으며, 직접 선생과 제자가 마주 앉아 입으로 마음에서 마음으로 즉, 구전심수(口傳心修)되고 있다. 요즘 몇 사람이 판소리를 채보하기도 하였지만, 이것은 연구를 위한 재료로 쓰일 뿐 교육용으로 쓰지 않고 있다. 그렇다면 이렇게 마음 속에 담아두는 음악은 적어두는 음악에 비하여 배우기에 불편하고 잊어버리기 쉽고, 보존이 안되니 열등한 음악인가?

그들은 음악을 하나의 이야기로 담아둔다. 판소리를 배우는 사람은 하나 나의 음표를 외우는게 아니고, 음악을 하나의 사건으로 마음 속에 담아 둔다. 그래서 판소리를 부르는 명창은 시간이 짧으면 짧은 대로, 길면 길게 자세하게 불러 나간다. 만약에 청중이 중학생 정도라면 중학생 정도로, 대학생 상대라면 젊은이의 취향에 알맞게,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청중의 주류를 이루고 있다면, 또 그 형편대로 맞추어 불러준다. 노래하는 사람도 이야기를 들려주듯이 노래를 하지만, 돕는 사람도 이야기를 듣듯이 받아들인다. 시작할 때 청중의 호응도가 낮아 빨리 끝내려고 건듯건듯 넘어갔는데, 청중의 반응이 의외로 좋아진다면 시간을 연장하여 길게 부를 수도 있다.

이와 같이 연주자와 청중과의 대화를 위해, 판소리에는 추임새라는 신호가 있다. 청중은 연주자에게 칭찬과 격려의 표시로 적절한 곳에서 '얼시구' '좋다'라는 추임새를 발한다. 눈물을 흘리는 장면에서 '좋다'라는 감탄사는 언듯보기에는 아주 이상한 장면처럼 보이지만, 이는 청중과의 교감을 위해 꼭 필요한 것이다. 그래서 즉흥음악은 적응력이 있다. 세태에 따라 입맛이 변하는 것처럼, 음악도 세월이 변하면서 귀맛이 변한다. 그러나 즉흥음악은 고정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사람들의 귀맛이 변하면 변할 수 있는 융통성이 있다.

서양 고전음악은 치밀하게 계산된 형식 속에 갖혀있는 움직임에 비하여, 한국음악은 형식에서 벗어난 자유로움이 있다. 서양 고전음악이 유리알처럼 차디찬 이성(理性)의 음악이라면, 아시아의 즉흥음악은 청중과의 끈임없는 대화로 청중과 함께 만들어 나가는 감성(感性)의 음악이라 하겠다. 이것은 살아 숨쉬고 사람의 살내음이 물씬 풍기는 현장의 음악이라 하겠다.

마두금과 일본의 고토, 우리나라의 가야고 사물놀이 등 여러 악기의 즉흥연주는 먼 태고적에 헤어진 형제의 만남처럼 잘 어울릴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 아기의 엉덩이에 나오는 시퍼런 '몽고반점'이나, 튀어나온 광대뼈, 찢어진 눈. 이것은 말로 설명이 필요 없는 아득한 옛날에 갈라진 한 혈육임을 말해준다. 다만 너무나 오래 전에 헤어진 혈육들이었기에 아직은 서먹서먹하다. 더 자주 만나 몸을 부딪히며 사는 동안에 더 진한 정이 우러나올 것이다. 다음에 계속될 만남을 설레는 가슴으로 기다려 본다.

전인평(중앙대 교수, 동양음악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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