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음반 해설서에서 :
녹성(綠星) 김성진(金星振) 선생
<학력>
1916년 12월 30일 서울 출생
1931년 교동공립보통학교 졸업
1931년 이왕직아악부원 양성소 제4기 입학 대금전공
1936년 이왕직아악부원 양성소 제4기 졸업
1936년 이왕직아악부원 아악수
<경력>
1947년 구황궁아악부 아악사
1951년 국립국악원 예술사
1955년 4월 국립국악원 부설 국악사양성소(현 국립국악중·고등학교) 대금전공 지도
1962년 국립국악원 장악과장
1964년 국가무형문화재 제1호 종묘제례악 집박, 대금 예능보유자 인정
1968년 국가무형문화재 제20호 대금정악 예능보유자 인정
1972년 국립국악원 악사장
1974년 한양대학교 음악대학 강사
1974년 중앙대학교 강사
1977년 국립국악원 원장직무서리
1982년 국립국악원 전속국악단원
1982년 대한민국 예술원 회원
1991년 서울대학교 음악대학 대금 강사
1991년 국립국악원 지도위원
1995년 국립국악원 원로단원
1996년 2월 1일 김포 자택 별세
<상훈>
1958년 국악진흥회주최 제3회 국악상(대금실기상) 수상
1964년 제8회 방송문화상 음악상 수상
1971년 제2회 파리 아시아 음악제 연주부문상 수상
1977년 녹조근정훈장
1981년 대한민국예술원상 수상
1983년 제2회 KBS국악대상 공로상 수상
1993년 10월 대한민국 문화훈장 모란장
1993년 대한민국예술상 은관 문화훈장
<창작>
1952년 대금과 생황 병주곡 <回想> 창작
<연주활동>
1964년 삼천리 가무단원 미국순회 공연 (미국)
1966년 국립국악원 주관 2차 일본공연 (일본)
1967년 자유중국 대만 국악 공연 (대만)
1970년 주월 국군위문 및 친선공연 (월남)
1972년 동계올림픽 한국단원 도일공연 (일본)
1972년 아악연주단 부단장 미국 순회공연 (미국)
1977년 정농악회 창단연주회
1990년 취태평지곡 연주무대, 2월 26일 소극장(우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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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성 김성진 선생 탄생 100주년 기념음반 출반에 즈음하여
국립국악원에서는 녹성 김성진 선생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여 다양한 기념행사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그 일환으로 선생님의 활동자료를 모아 CD와 DVD로 출반하게 되었습니다. 이것은 대부분 공개되지 않았던 음원과 영상자료들입니다.
녹성 선생님께서는 이왕직아악부 양성소 4기로 입소하셔서 국립국악원 악사장을 역임하셨고, 중요무형문화제 제1호(종묘제례악 집박, 대금)와 제20호(대금정악)로 인정받으셨습니다만, 무엇보다도 대금정악계의 명연주자로 우리 후배들에게는 각인되어 있습니다.
우리는 본 자료를 통해서 녹성 김성진 선생님의 명연주는 물론이고 최학봉 - 김계선 - 김성진으로 이어져온 대금정악의 깊은 전통을 가늠해 볼 수 있기도 합니다.
본 CD와 DVD가 출반되기까지 소중한 자료를 흔쾌히 제공해주신 김호성(前 국립국악원 원로사범)님과 이삼 스님 그리고 녹성 선생님 사업을 주관해주신 대금연구회 임재원 이사장님과 회원 여러분, 양정환 탑예술기획 대표님에게도 깊은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2016년 10월 16일 김 해 숙 국립국악원 원장
우리들 가슴에 푸른 별로 남아 계시는 만파식적의 큰 스승을 기리며...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라는 명제를 대금 연주로 일깨워 주신 녹성 김성진 선생님! 대금의 그 오묘한 가락과 제자사랑의 본보기를 남겨주시고 홀연히 우리 곁을 떠나신지 벌써 20년. 선생님의 태산같이 무겁고 청아한 대금가락이 간절하게 듣고 싶어지는 이즈음입니다. 예인의 길을 몸소 예도로 가르쳐주신 선생님의 인생과 예술에 대하여 극히 조금 일부라도 관망할 수 있는 작은 결정체를 만들 수 있음을 다행으로 생각합니다. 또한 선생님께서 남기신 유음들과 지난날의 열정적 가르침 덕분에 오늘날 대금 정악계가 튼튼히 성장하고 있습니다.
다시금 우리들의 가슴에 푸른별로 남아계시는 스승의 은혜를 생각하며 본 자료가 전공 후학도들에게는 커다란 지침이 됨은 물론 일반 감상자들에게도 좋은 명상 음원이 될 것임을 확신합니다. 이 뜻깊은 녹성 선생님의 유작 음반을 국악의 총 본산인 국립국악원과 공동 제작하게 되어 매우 기쁘게 생각하며 김해숙 원장님과 관계자님들께 감사드립니다.
아울러 제작과정에 열심히 참여해준 대금연구회 채조병 운영위원장과 김상준 ?士께도 고마움을 전합니다. 또한 녹성 선생님의 유작 CD와 동영상 DVD 제작에 음원과 영상을 제공해주신 이삼 스님과 김호성 전 원로사범님, 양정환 탑예술기획 대표님께도 감사드립니다.
2016년 10월 16일 임 재 원 대금연구회 이사장, 서울대학교 교수
마음을 씻어주는 악기, 대금
임 재 원 대금연구회 이사장, 서울대학교 교수
대금은 대나무의 관을 통해 울려 나오는 단아한 음색과 ‘청’(갈대 속의 얇은 막) 울림의 맑고 청아한 소리가 특징인데, 그 청의 울림은 대금을 더욱 신비하고도 생명력 있게 만들어 주기 때문에 듣는 이들의 심금을 울리기에 충분해서 신라시대 이래 현재까지 끊임없이 사랑을 받고 있는 우리의 전통악기이다. 대금은 젓대라고도 하며 한자로는 적(笛)으로 불렀다. 적(笛)은 씻을 척(滌)의 의미로, 간사하고 더러운 것을 씻어 버리고 맑고 바른 데로 인도한다는 뜻이다.
즉, 대금은 소리를 통해 우리의 영혼을 깨끗하고 맑게 씻는다는 상징성을 담고 있는 악기이다.
대금의 탄생배경이 되고 있는 만파식적(萬波息笛) 설화에서도 이와 같은 상징성을 찾을 수 있다. 대금은 관현합주시 음정조율에 있어서 기준 음을 내는 중요한 악기인데 용도에 따라 달리 쓰이는 두 종류가 있다. 그 하나는 ‘수제천’이나 ‘영산회상’ 등 궁중음악과 민간의 풍류음악에 쓰이는 ‘정악대금’, 또 다른 하나는 경서도 및 남도지방의 민속음악에 주로 쓰이는 ‘산조대금’이다. 현행의 창작음악에서도 곡의 성격과 조건에 따라 이 두 악기가 구분되어 쓰인다. 정악대금과 산조대금의 지공은 각각 여섯 개로 동일하다. 그러나 관의 길이는 서로 달라서 여섯 개의 지공을 모두 막고 불었을 때 정악대금은 B♭음에 가깝고, 산조대금은 C음에 가깝다.
이처럼 관 길이의 차이에 따라 음높이가 달라지는데 짧을수록 음이 높고, 길수록 음이 낮아진다. 정악 대금의 길이는 약 80cm, 산조대금의 길이는 약 70cm정도이다.
* 대금정악의 명인 김성진 :
필자가 녹성(綠星) 김성진(金星振, 1916~1996) 선생님의 지도를 처음 받던 해는 1972년 국악중학교 3학년 때였다. 선생님께서는 매우 부드럽고 인자하셨으며 늘 웃는 모습이셨다.
그 당시 명동 국립극장에서 상령산을 연주하시던 모습은 필자에게 평생 지워지지 않는 연주자의 사표로 작용하고 있으며, 또한 타계 직전까지 무대에서 연주하며 노익장을 과시하시던 모습은 모든 관악 연주자들의 존경과 부러움을 사기에 전혀 지나침이 없을 것이다. 그래서 선생님에 대한 느낌은 올곧은 선비, 그 맑은 소리, 유연한 농음, 구수한 시김새 등 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할 수 없는 대나무 통 그 자체로 남아있다.
선생님은 1931년 이왕직아악부 4기생으로 입학하여 1936년 졸업 후 1996년 소천할 때까지 근 60여 년 이상을 국립국악원에서 대금정악의 연주가와 교육자로 활동했다. 1943년 당대의 대금 명인 김계선 타계 후 현재까지 그 뒤를 이어 독보적 존재로 명성을 얻은 선생님은 마침내 국가로부터 국가무형문화재 제20호 대금정악의 예능보유자와 국가무형문화재 제1호 종묘제례악의 예능보유자, 대한민국 예술원 회원으로 지정받았다. 한편 음반을 70여장이나 남긴 그의 명연주는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만큼 무수하나
특히, 1971년 프랑스 파리 유네스코 국제음악원 주최 제2회 아시아음악제에서 기량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할 만큼 해외에서도 당당히 실력을 인정받았다. 또한 선생님께서는 당신의 맏제자인 조창훈(현, 국가무형문화제 20호 대금정악 예능보유자), 이상룡(대금연구회 초대 이사장, 현 단국대 명예교수), 김정수(대금연구회 2대 이사장, 현 추계예대 명예교수)를 비롯한 수많은 현역 대금 연주자들을 양성하여 예로부터 면면히 이어져온 대금정악이 융성할 수 있도록 일구어주신 영원한 큰 스승이시다.
티 한 점 없는 맑은 입김으로 내는 소리와 박자를 넘나들며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가락과 농음은 그야말로 60년 이상을 농축시킨 최상의 예술이다. 이를 두어 문화평론가 예용해 선생은 “입신의 경지”라 극찬한 바 있다. 그러므로 선생님의 대금 가락은 자신의 것임은 물론 온 인류의 훌륭한 문화유산인 것이다.
1. 다스름
다스름은 어원 그대로 본격적인 연주 전에 음을 고른다(調音)는 뜻으로, 만년장환지곡 연주에 앞서 연주자와 악기의 호흡을 가다듬고 조율을 하는 짧은 전주곡이다. 우조의 다스름은 꼿꼿한 거문고의 기세와 대쪽같은 음색에서 거문고 정악의 깊은 멋과 성음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귀한 음원이다. 강약의 대비가 확실하며, 맺고 푸는 다스름 가락의 자유로운 운용의 미를 김상기 명인(1899-1965)의 연주에서 느낄 수 있다.
계면조 다스름은 좀더 거뜬하며 시김새의 묘미를 잘 표현하고 있다. 부드러운 듯 낭창거리는 거문고의 농현과 전성, 추퇴성으로 만년장환지곡 계면조의 특징과 시김새가 잘 드러나는 연주이다. 자유롭게 흐르나 대금과 거문고가 절묘하게 스며들어 합을 이루는 다스름 이중주는 전통음악의 소중한 유산이요, 풍류음악의 백미중 하나이다. 녹성 선생님은 단 2분의 짧은 가락 속에 태산준령의 모습을 그렸다.
* CD의 1번 트랙은 1959년에 녹음된 것으로, 김상기 거문고 명인과의 2중주가 돋보인다.
2. 상령산
상령산은 영산회상의 첫 곡이다. 영산회상은 선비가 몸과 마음을 깨끗이 하고 바르게 닦던 자기 수양의 음악이며, “즐겁되 문란하지 않고, 슬프되 비통하지 않는(樂而不流, 哀而不悲)” 중용의 경지를 최고 이상으로 삼는다. 그래서 음악 자체의 기교나 아름다움보다 그 음악을 듣는 사람의 마음과 연주하는 사람의 마음이 만나는 것에 의미를 두었다. 원래의 상령산은 한 장단이 20박으로 매우 느리나 독주곡 상령산은 호흡과 정형박에 구애됨 없이 현란한 가락과 함께 오묘한 시김새를 구사하여 연주자의 역량과 기교를 맘껏 발휘할 수 있는 곡으로, 듣는 이들로 하여금 일상의 빠른 속도에서 잠시 벗어나 명상의 세계로 들어가도록 안내할 것이다.
* CD의 2번 트랙은 1950년대 후반에 녹음된 것을 1960년에 음반 제작한 음원이다.
* CD의 7번 트랙은 1962년에 녹음된 음원이다.
* CD의 8번 트랙은 1962년에 녹음되었다. 유초신지곡의 본래 음높이에 취태평지곡에서와 같이 가락을 현란하게 더하여 연주한 곡으로, 2장 끝각 중간 지점에 옥타브 아래로 툭 떨어지는 가락을 구사하여 기존 곡과 색다른 성음을 느끼게 한다.
*CD의 4번 트랙은 1960년 피리 명인 가농(?濃) 김준현(1918-1961)과 유초신지곡 상령산을
병주한 것으로, 두 명인의 명성에 걸맞는 전무후무한 성음과 기량을 나타내고 있다.
이 곡의 분위기는 아지랑이 피는 봄날의 황계 울음소리를 닮은 피리음색과 나른한 오후 대숲에 일렁이는 바람소리를 닮은 대금 음색이 자아내는 선율로 한 폭의 동양화를 연상케 한다.
* DVD의 1번 트랙은 1984년 6월 경기도 안양 소재 안양암에서 촬영된 영상이다.
청성곡
청성곡은 높은 소리를 맑고 아름답게 길고 청청하게 뽑아서 뻗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으로, 만년장환지곡(萬年長歡之曲)의 태평가를 2도 올려 변주하여 독주화한 곡이다. 한 폭의 산수화가 묵색의 농담(濃淡)으로 담백한 역동성을 표현하고 여백의 여유로움을 드러내듯이, 청성곡은 대금이 지닌 음색의 농담으로 화창하고 청아한 소리의 세계를 보여준다.
장쾌하면서도 유장한 청성곡의 울림은 우리 마음에 켜켜이 쌓인 슬픔과 분노와 답답함과 걱정을 일시에 걷어내 줄 것이다. 이 곡은 특정 음을 길게 뻗어 거기에 장식음을 첨가하여 대금의 독특함을 보일 수 있는 곡으로 일정한 박자의 한 배 없이 호흡과 흐름에 따라 연주자의 역량을 마음껏 나타낼 수 있는, 독주곡 중에서도 가히 최상의 곡으로 학습단계의 마지막 과정에서 배우는 곡이다.
* CD의 3번 트랙은 1960년 짧게 일부만 녹음되었다.
* CD의 10번 트랙은 1962년 녹음되었다.
* CD의 11번 트랙은 1974년 제 1회 중요무형문화재 발표회(국립극장)의 실황 녹음이다.
* DVD의 3번 트랙은 1984년 6월 경기도 안양 소재 안양암에서 촬영된 영상이다.
만년장환지곡
만년장환지곡(萬年長歡之曲)은 시조시를 얹어 부르는 우리 전통 성악곡인 가곡(歌曲)의 아명(雅名)이며, 그 곡명에서도 알 수 있듯이 ‘대대로 기쁘고 행복한 삶을 영위하는것을 기원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두거
두거(頭擧)는 만년장환지곡의 5번째 곡으로 중거(中擧), 평거(平擧)와 함께 이수대엽(二數大葉)에서 파생되었으며, ‘머리를 들다’라는 곡명의 의미와 같이 첫 음으로부터 다음 음까지 상행시켜 연주를 시작하는 것이 특징이다.
* CD의 5번 트랙은 우조두거의 전반부 선율과 계면두거의 중여음(中餘音)이하 선율을 적절 히 결합하여 자유롭게 연주한 것이다.
경풍년
경풍년(慶豊年)은 ‘풍년을 기원한다’는 의미를 담은 기악 합주 및 독주곡으로, 만년장환지곡 중 평조두거, 계면두거, 평롱, 계락, 편수대엽의 반주 선율이 기악화되어 파생된 곡이다. 원 곡인 만년장환지곡에서는 가야금, 거문고, 대금, 세피리, 해금, 장고 등의 편성으로 반주되지만, 이를 기악화한 경풍년에서는 가야금과 거문고가 빠지고 세피리가 향피리로 대체된다.
이 경풍년은 평조두거(平調頭擧), 변조두거(變調頭擧), 계면두거(界面頭擧), 농(弄), 락(樂), 편(編)의 6곡으로 이루어져있는데, 평조두거와 변조두거만을 가리켜 경풍년이라고도 하며, 계면두거 역시 ‘염양춘(艶陽春, ‘햇빛이 무르익은 봄’)’이라는 다른 이름을 갖고 있다. 또한 농, 락, 편의 세 곡을 묶어 ‘수룡음(水龍吟, ‘물 속의 용이 읊조린다’)’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 중 평조두거 및 변조두거와 계면두거는 대금이나 피리 독주로 자주 연주되며 수룡음 역시 대금 독주로도 연주된다.
* CD의 6번 트랙은 경풍년(변조두거)으로, 1962년에 녹음되었다.
* CD의 9번 트랙은 수룡음(농)으로 1962년에 녹음되었으며, 선생님께서는 자유분방한 해석으로 연주하셨다.
전수 육성 녹음
1983년 서울 원서동 소재 녹성 선생님의 가택에서 이삼 스님에게 가락을 전수하는 내용을 담은 것으로, 생전 선생님의 열정적인 육성을 접한다는 데에 의의를 둔다.
취태평지곡 중 타령·군악
1990년 2월 26일 국립국악원 전통음악연주회(소극장 실황 녹음)에서 김천흥(해금), 정재국(피리)과 함께 3중주로 상령산부터 군악까지의 취태평지곡 전곡을 연주한 음원 중, 타령과 군악만을 발췌하여 수록하였다. 이 음원은 녹성 선생님의 공식적인 생애 마지막 무대 연주로, 노명인의 다소 힘겨워함은 엿보이나 고령(75세)의 관악 연주자로써 본보인 그 기개와 예술혼은 후세에 영원히 남을 것이다.
영산회상
영산회상(靈山會相)은 악기 편성과 조의 구성에 따라 현악영산회상, 관악영산회상, 평조회상의 세 종류로 나뉜다. 현악영산회상은 거문고 중심으로 일명 ‘중광지곡(重光之曲)’이라고도 부르고, 관악영산회상은 관악기의 합주곡으로 일명 ‘표정만방지곡(表正萬方之曲)’이라 부르며, 평조회상은 현악영산회상을 완전 4도 아래로 조옮김한 것으로 일명 ‘유초신지곡(柳初新之曲)’이라 부른다.
이중 ‘유초신지곡’의 선율을 한 옥타브 내려 가락을 현란하게 첨가한 형태를 ‘취태평지곡(醉太平之曲)’이라 이른다. 이 방대한 세 곡은 흔히 실내악 또는 관현악 편성으로 연주하는 것이 상례이다. 그 중 현악영산회상은 관악영산회상과 평조회상의 모체가 되는 곡으로 아홉 악장(상령산, 중령산, 세령산, 가락덜이, 상현도드리, 하현도드리, 염불도드리, 타령, 군악)의 커다란 모음곡이다. 악기 편성은 거문고를 중심으로 가야금, 대금, 해금, 세피리, 양금, 단소, 장고 등 실내악 편성이며 곡의 느낌은 조용하면서도 단아하여 평온한 감정을 갖게 해 주며 옛 선비들의 지고한 정신세계를 느낄 수 있는 격조 높은 명상적 분위기를 자아낸다.
음악적 특징은 20박 한 장단의 아주 느린 상령산부터 중령산, 10박 한 장단의 세령산, 가락덜이, 6박 한 장단의 상현, 하현, 염불도드리를 거쳐 경쾌한 4박 한 장단의 타령과 군악으로 이어지는 장단의 변화와 음을 떨고, 굴리고, 흘려 내리고, 특정 음에 복잡한 장식음을 첨가하는 등 대금의 독특한 시김새(표현) 구사에 있다고 하겠다.
영산회상의 곡상은 화이부동(和而不同) 또는 포용과 여유의 음악으로 나타난다. 화이부동은 남과 조화를 이루지만 남과 동일하지는 않은 상태를 말한다. 즉 전체성과 개별성을 공유하는 개념이다. 한국전통음악에서 추구하는 화이부동의 정신은 평정한 음악으로 흐트러진 몸과 마음의 균형을 바로잡고 각자 스스로에게 맞는 평온한 상태를 찾아가게 한다.
* DVD 트랙 2번은 1984년 6월 경기도 안양 소재 안양암에서 녹성 선생님의 사가(私家) 제자 인 이삼 스님이 학습을 목적으로 촬영한 것이다(스튜디오가 아닌 산사의 암자에서 촬영한 것이라, 산새들의 지저귐이 그대로 녹음되었다). 노명인들의 전바탕 동영상 자료가 흔치 않은 현재의 상황에서, 본 영상은 교육적으로 매우 큰 사료적 가치가 있다고 하겠다. 이삼 스님의 선견지명으로 탄생된 본 자료는 후세에 귀한 표본으로 남을 것이다.
* 지면을 빌어 귀한 자료를 제공해주신 이삼 스님께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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